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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추적과 탈출

by creator4770 2025. 2. 21.

사라진 데이터

강우진은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암호화된 파일을 해독하는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속도가 느렸다. 노트북의 팬이 빠르게 돌기 시작했고, 화면에는 진행률 12%라는 숫자가 떠 있었다.

그는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2시 15분. 건물 밖에 있던 남자들이 움직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창문 틈으로 살짝 내다보았다. 검은 세단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미동도 없었다.

‘그냥 기다리고 있는 건가? 아니면 안으로 들어오려는 건가?’

우진은 가방을 집어 들었다. USB는 그의 목숨과도 같은 존재였다. 데이터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는 다시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해독률 15%.

갑자기 화면이 꺼졌다.

“뭐야?”

순간 정전이 된 듯 방안이 어둠에 잠겼다. 우진은 본능적으로 바닥으로 몸을 낮추었다. 몇 초 후, 창문 밖에서 희미한 불빛이 비쳤다. 누군가가 건물의 전력을 차단한 것이 분명했다.

그는 USB를 뽑고 노트북을 가방에 넣은 뒤, 빠르게 침대 밑에 예비 배터리를 연결했다. 다행히 백업 전원이 작동하면서 노트북이 다시 켜졌지만, 해독 프로그램은 초기화된 상태였다.

‘젠장, 다시 시작해야 하나...’

그러나 다시 프로그램을 실행할 시간은 없었다. 우진은 숨을 죽이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도망칠 길을 찾아라

우진은 창문을 열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다행히 아파트 2층이었지만, 그대로 뛰어내리기엔 위험했다. 그는 서둘러 침대 시트를 찢어 길게 묶었다. 이를 난간에 고정한 후, 조용히 창 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아래에 있는 작은 정원으로 내려가기 직전, 방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없어!’

그는 한 손으로 로프를 잡고 몸을 지탱하며 서둘러 내려갔다. 막 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창문에서 강한 빛이 비쳤다.

“거기 서라!”

경비원의 무전기 소리가 들렸지만, 우진은 망설일 틈이 없었다. 정원을 가로질러 반대편 출구로 달려갔다. 뒤에서 거친 발소리가 들려왔다.

예상치 못한 구조

그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자, 골목길 모퉁이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금융감독원의 이서연이었다.

“이쪽이야!”

그녀는 차 문을 열어 보이며 손짓했다. 우진은 망설일 틈 없이 차에 올라탔다. 차가 출발하자, 뒤쪽에서 한 대의 검은 차량이 그들을 뒤쫓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고 왔어요?” 우진이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네가 위험해질 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네 집 앞에 수상한 차량이 서 있더군.”

“지금 저놈들이 쫓아오고 있어요.”

서연은 침착하게 운전대를 돌렸다. “그럴 줄 알았지.”

그녀는 갑자기 오른쪽 골목으로 차를 틀었다. 도로는 좁았고, 건물 사이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추적 차량이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좁은 골목에서는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결국 그들은 시야에서 벗어났다.

숨겨진 장소

10분 후, 그들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한 폐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우진은 숨을 돌리며 주위를 살폈다.

“여기가 어디죠?”

“내 비밀 아지트 같은 곳이야.” 서연이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이제 USB를 보여줘.”

우진은 그녀를 쳐다보았다. 신뢰해야 할까? 하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는 USB를 꺼내 서연에게 건넸다.

서연은 노트북을 꺼내고 USB를 연결했다. 데이터 목록이 뜨자, 그녀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 그냥 불법 거래 수준이 아니야… 정치권 고위층까지 연루된 걸로 보이는데?”

“그래서 나한테 총까지 쏘는 거겠죠.”

우진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 이제 그는 한 가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단순한 금융 스캔들이 아니라, 국가적 규모의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