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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덫과 함정

by creator4770 2025. 3. 3.

목숨을 건 도주

검은 복장의 남자들이 문을 부수고 들이닥치는 순간, 우진과 서연, 최성진은 재빨리 후문으로 몸을 날렸다. 좁은 골목길로 빠져나온 세 사람은 이미 예비해둔 차량에 몸을 실었다.

서연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우리가 자료를 전송한 건 성공했지만, 저들이 물러설 리가 없어요.”

우진은 빠르게 핸들을 잡으며 말했다. “맞아요. 이제 우린 공식적으로 한도진의 제거 대상 1순위가 됐습니다.”

차량이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로 합류하자, 곧바로 후미에서 검은 SUV 두 대가 따라붙었다. 최성진은 창밖을 보며 겁에 질렸다. “이건 거의 영화인데요…”

“영화는 해피엔딩이라도 있지.” 우진은 이를 악물고 차선을 바꿨다. “하지만 우린 지금 진짜 목숨이 달렸어요.”

추격의 함정

한도진은 이미 이들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언론사, 그리고 검찰청. 이들이 안전하게 증거를 전달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적이었다.

SUV에서 무전을 받은 조직원들은 우진의 차량을 좌우에서 압박하며 이동 경로를 강제로 틀었다. 우진은 감각적으로 핸들을 틀며 충돌을 피했지만, 이미 방향은 한강 쪽 외곽 도로로 유도되고 있었다.

서연이 이상함을 느꼈다. “뭔가 이상해요. 일부러 이쪽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요.”

“맞아요.” 우진은 땀을 닦으며 말했다. “우릴 외진 곳으로 유인해서 끝낼 생각일 겁니다.”

외딴 부두의 함정

결국 우진의 차는 좁은 길목에서 앞뒤로 막혔다. 한강 부두 끝자락,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외딴 곳이었다. 검은 SUV에서 내린 남자들은 총기를 들고 차를 포위했다.

한도진도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깔끔한 정장을 입은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왔다.

“강우진, 이서연, 그리고 최성진. 축하해. 예상보다 오래 버텼어.”

우진은 문을 열고 나가며 한도진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나 본데, 자료는 이미 언론과 감독원에 다 넘겼습니다.”

한도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자료? 이미 방해 작업 들어갔어. 넌 금융감독원이 얼마나 썩었는지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내부에서 네 자료가 공식 접수되기도 전에 조작되고 있을 거야.”

서연의 표정이 굳었다. “설마…”

“설마가 아니라 현실이지.” 한도진은 한 발 더 다가섰다. “언론사도 믿지 마. 기사 내리기까지 얼마 안 걸릴 거다.”

예상치 못한 카드

하지만 우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히 미소 지었다. “당신이 모르는 게 하나 있어요.”

한도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뭐?”

우진은 주머니에서 작은 녹음기를 꺼냈다. “아까 방송할 때, 우린 당신 부하들하고 주고받은 통신 내용까지 전부 실시간 녹음해서 글로벌 금융 범죄 수사 네트워크에도 동시에 전송했거든요.”

한도진의 표정이 굳었다.

“그들이 바로 이 사건을 국제적인 금융 범죄로 규정하고, 각국 금융당국과 인터폴까지 개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당신 이름은 국제 금융 범죄 리스트에 올랐어요.”

숨통을 조여오는 국제 수사망

한도진은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지금까지 한국 내에서만 사건을 통제하면 된다고 믿었지만, 해외로까지 확대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서연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제 당신은 더 이상 국내에서 로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SEC부터 유럽 금융감독기구까지, 모두 당신의 이름을 알고 있어요.”

한도진은 이빨을 꽉 깨물었다. “그럼, 여기서 널 죽이면 끝나는 거 아닌가?”

우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쉽게도, 이미 우리는 자동 타임락 서버에 모든 자료를 저장해두었고, 일정 시간마다 전 세계 언론과 국제 수사기관으로 추가 전송됩니다.”

최성진이 덧붙였다. “한마디로, 우리 죽이면 더 큰 지옥문이 열릴 겁니다.”

흔들리는 악의 축

한도진은 깊은 침묵에 빠졌다. 주위 조직원들도 눈빛을 교환하며 갈등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야 돈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국제 금융 범죄가 되면 게임의 룰 자체가 달랐다.

한도진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하지만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물러섰다.

“좋아. 오늘은 물러난다. 하지만 이 전쟁이 끝난 건 아니다.”

우진은 비웃었다. “당신은 이미 끝났어요. 이제 전 세계가 당신을 쫓을 겁니다.”

승리의 실감

한도진이 돌아서자, 조직원들도 조용히 흩어졌다. 우진과 서연, 최성진은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끝난 걸까?” 최성진이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서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아니, 이제 시작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어도 오늘, 우린 이겼어요.”

우진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ETF 코드 GLF01. 이제 그 이름은 세계 금융 범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거야.”

[용어 설명]

  • 부두 함정: 외딴 곳으로 유인해 증거 인멸 및 제거를 시도하는 수법.
  • 국제 금융 범죄 수사 네트워크: 글로벌 금융 범죄를 공동 수사하는 국제 기관 협의체.
  • 타임락 서버: 일정 시간마다 자동으로 데이터 전송 및 백업을 수행하는 보안 시스템.
  • SEC: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금융 범죄를 수사하는 핵심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