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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숨겨진 배후

by creator4770 2025. 3. 1.

금융감독원의 움직임

이서연은 새벽이 되기도 전에 금융감독원으로 향했다.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몇 번이고 택시를 갈아타며 도착한 감독원 건물 앞. 오랫동안 일했지만,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한 건 처음이었다.

경비원이 그녀를 보자 깜짝 놀랐다. "이서연 조사관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서연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고, 곧장 조사국으로 향했다. 그녀가 문을 열자, 예상과 달리 이미 몇몇 상사들이 자리해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것은 다름 아닌 GLF01 관련 보고서였다.

“이서연 조사관, 이거 설명해봐요.” 부장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서연은 숨을 고르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GLF01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ETF였습니다. 그러나 이 펀드는 비밀리에 거래되며,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인 한도진 자산운용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를 통해 불법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세탁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는 정치권 핵심 인물과 일부 금융감독원 내부 인사까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순간, 회의실 공기가 얼어붙었다. 일부 상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언론의 첫 보도

그 시각, 박민혁 기자는 USB의 내용을 빠르게 정리해 첫 번째 기사를 송고했다.

"존재하지 않는 ETF,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와 정치권의 검은 커넥션"

기사 제목이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자, 금융감독원에도 외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기자들의 취재 요청이 이어지며, 서연이 건넨 증거들은 실시간으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한도진의 이름은 순식간에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시장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관련 주식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한도진의 역습

한도진 역시 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책상 위의 신문을 손으로 구기며 분노를 삼켰다. 그의 옆에는 낯익은 얼굴이 앉아 있었다. 바로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였다.

“서연이 저렇게 움직일 줄은 몰랐습니다.” 간부는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한도진은 냉소했다. “난 이미 대비하고 있었어. 우리 뒤에 누가 있는지 잊었나?”

그가 손에 든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자, 곧이어 한 정치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사 내용 봤습니다. 그런데, 한도진 씨. 저희까지 곤란해지면 안 되는 거 아시죠?”

“걱정 마십시오. 곧 다른 이슈로 덮어버리면 됩니다.”

한도진은 자신만만하게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에는 불안도 스며있었다. 이번엔 상대가 너무 깊이 들어왔다.

흔들리는 내부

서연이 제출한 보고서는 금융감독원 내부를 크게 흔들었다. 특히 일부 간부들이 해당 보고서와 관련된 문건을 몰래 파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그러나 서연은 모든 자료를 클라우드에 백업해 두었고, 그 링크를 민혁과 몇몇 믿을 수 있는 내부 동료들에게도 전달해둔 상태였다.

“이제 우리도 물러설 수 없습니다.” 서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진의 준비

한편, 강우진은 서연이 출근하는 동안 따로 움직였다. 그는 한도진이 어떤 경로로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추적했는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도진이 특수 위치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우진의 디지털 흔적을 따라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프로그램은 금융감독원 내부 서버와 연결돼 있었고, 내부 협력자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내부에 누군가 있다.”

우진은 서연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그렇다면, 한도진과 연결된 금융감독원 내부 스파이도 곧 드러나겠네요.”

드러나는 배후

그때, 서연이 있는 조사국 회의실 문이 다시 열렸다. 이번엔 금융감독원장과 법무팀장까지 동석했다.

“이서연 조사관, 지금부터 이 사건은 특별감찰팀에서 직접 수사하겠습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감찰팀마저 믿을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고, 준비해둔 한도진과 정치권 고위 인사의 통화 녹취 파일을 재생했다.

“우리까지 곤란해지면 안 되는 거 아시죠?”

회의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용어 설명]

  • GLF01: 존재하지 않는 ETF이자, 이번 사건의 핵심.
  • 클라우드 백업: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 저장해 원본 훼손 시 복구할 수 있는 방법.
  • 특수 위치 추적 프로그램: 정식 허가 없이 개인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불법 프로그램.
  • 특별감찰팀: 금융감독원 내 비위나 불법 행위를 조사하는 별도의 조직.